좋은 스토리였고 치열하면서도 따뜻했고 캐릭터들도 현실적이고 매력넘치고... 그런데 진짜 다 좋은데 왜 자꾸 적해도랑 플투비 막편 들으면서 느꼈던 그 지루한 감정이 드는건지 모르겠다.
프리토크 포함 거의 9시간에 육박하는 이 기나긴 막편에서 (보니까 프리토크를 빼고도 7시간이네) 초반 2시간 즈음, 어찌보면 조금 이른 시점에 본편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잠시 주인공의 과거 회상씬이 이어지나 싶더니... 남은 몇시간 내내 연애 후일담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 후일담이 길어도 너무 길다.
정확히 본편 이야기 마무리된 시점이 언제쯤인지 체크해봤는데 초반 2시간 15분 즈음? 그때쯤이고 나머지 5시간이 전부 후일담인데, 진짜 새로운 내용 없이 계속 두사람만의 이야기가 지루하게 이어짐. 아 중간에 공 이야기 나올때 아 드뎌 뭔가 새로운 국면으로 가나 기대했는데 (응 그것 뿐이었고) 내 기분탓인지 연출도 계속 반복되는 것같고 음악도 지루해지고 하품은 나오고 그래서 언제 끝나나 트랙리스트만 보고 있음. 드씨 하나를 듣기 위해서 일찍 일을 끝내고 너무 늦은 시간에 잠들지 않기 위해 초저녁부터 감상을 준비하는 나같은 변태에겐 정말 가혹한 결말이 아닐수가 없다. 왜 매번 이런식이지? 분명 괜찮은 작품인데 왜 듣고 나면 찜찜한 것인지. 이게 투자한 시간 대비 얻은게 없다 느껴서 드는 배신감 같은건지도 모르겠음.
물론 123편이 하나의 이야기니까 후일담이 3편에 왕창 몰리는거 어쩔수 없는건 인정함. 근데 매번 길어도 너무 길다. 12편을 본편으로 하고 3편만 따로 외전으로 뽑기에도 애매한게 후일담 내용이 한편의 독립된 외전이 되기에는 갈등요소가 부족하고 이게 정확하게 외전 느낌도 아니라서, 굳이 따지자면 본편 내용의 기나긴 마무리라고 해야하나? 암튼 디게 애매함. 결국 막편 내내 뭔가 이야기를 정리하는 느낌이 느릿느릿 이어지는데 이게 짧으면 모를까 무려 장장 7시간임. 웃긴건 이게 한번도 아니고 플투비도 그랬고 적해도도 그랬다는거. 얘네 셋다 막편에 가면 일곱여덟시간 가까이 힘내서 들어보자! 맘먹는데 초반에 쇽 이야기가 끝나서 머지? 싶다가 갑자기 밑도끝도 없는 우결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서서히 마무리됨. 근데 또 뭔가 원작 자체로 보면 그렇게 지루한 느낌은 아닐것 같거든. 드씨도 초반부는 정말 멋있게 뽑히는게 그 증거. 근데 후반부에만 가면 긴장감이 사라지고 힘이 쭉 빠지니까 매번 너무 아쉽다. 그리고 이젠 좀 말하고 싶어짐. 이런 식은 이제 싫다고, 끝까지 좀 밀도있게 긴장하고 싶은데 왜 매번 이런식이냐고.
남은 플탐이 많길래 혹시 테라지마가 작은 역할이 아니라 그래도 엑스 중에선 차일주를 나름 진지하게 이해했던 그런 사람인가, 그런 이야기 나오려나? 싶다가도 아님 뭐 연 끊은 동생 이야기나 떠나간 어머니 관련 해소되는 거라도 있나 싶었는데 결국 이야기 끝날때까지 새로운 무언가는 없었음... 계속 뭔가가 나오겠지 기대를 하는데 결국 없으니까 뭔가 듣다가 만 듯한 찜찜한 기분도 들고, 그 긴 시간 들었는데 내가 뭘 얻은거지 싶어서 허전함도 큼. 이게 짧은 후일담이면 그런가보다 싶은데 길어도 너무 기니까... 그 긴 시간 내내 특별한 에피소드 없이 이렇게 연애 후일담만 주구장창 이어갈줄은 진짜 상상도 못해서 더 허탈함. 이게 몇번째지 진짜... 필톡 1편 재밌게 들으면서도 자꾸 들던 불안한 예감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질줄이야... 제발 이번에는 내 감이 틀렸길 기대했는데 ㅠㅠ
희안한게, 소설 읽을때 막 후일담 파트 건너뛰는 그런 사람이었나 생각해보면 절대 아니고 이게 그냥 소설을 읽을때랑 오디오 드라마로 들을때는 확실히 좀 다른것 같음. 소설은 뭔가 통으로 이야기를 읽고 나서 거기에 추가로 하나씩 하나씩 더해지는 느낌이 있기도 하고, 게임에서 번외로 본편 캐릭터 백스토리 풀듯이 소설도 독자들이 그런 내용을 원하기도 하니까 나도 싫지는 않음. 오히려 긍정적인쪽에 가까운 편.
근데 드씨는 진짜 다른것 같음. 몰입되는 정도라던가 거기서 오는 피로감이 소설이랑 정도가 좀 다르기도 하고, 매번 이런식의 후일담 혹은 마무리는 길이만 길지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트리고 듣는 사람도 지치게 하는 것 같음. 여담이지만 마비노기 최근 스토리도 좀 생각나는게, 외전도 아닌 본편에 캐릭터 후일담 스크립트 분량이 너무 길어서 호불호가 갈린 적이 있었음. 본편의 거의 절반이 넘는 분량이 죄다 후일담이었는데, 나는 그게 스크립트라서 괜찮았는데 그 스크립트 읽는것조차 지루해하는 사람들 정말 많았음. 만약 스크립트가 아니라 풀보이스로 그랬으면 나도 머가 이렇게 쓸데없이 많냐고 대차게 깠을듯. (이런건 걍 서브퀘스트나 플레이 도중 딸려오게 자연스럽게 넣으라고!!! 거 디게 줄줄줄줄 줄줄줄줄 쫑알쫑알) 게임에서 스크립트나 스토리는 몰입을 위한 요소중 일부지 그게 전부가 되어서 모든 게임내 설정을 그걸로만 풀게되면 매체의 완성도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것처럼 오디오 드라마도 마찬가지라고 봐서, 갠적으로 매번 이런 피곤한 감정 느끼게 되는게 너무 아쉬움.
아... 말이 자꾸 길어지는데 암튼 끝까지 좀만 더 밀도있었으면 좋겠다는거... 그거 말곤 없어...
그런 와중에도 좋았던 점 하나 이야기하자면 차일주 백스토리가 정말 좋다. 진짜 이게 막편의 최고 핵심 오브 핵심... 현실과 연결해서 생각할 거리도 많고 캐릭터가 진짜 엄청나게 깊어졌음. 생각보다 훨씬 더 쎄한 공이였고 의외로 성격파탄적인 부분이 있으며 집착쩔고 복흑에 주인수를 제외한 사람에겐 관심 1도 없는 인간혐오자이지만 그건 어릴때부터 친부모로부터 부정당했던 자신이 사회적으로 무시당하지 않기 위한 자기방어적 기질에서 유래한면도 있는... 이래저래 결코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살다 보면 주변서 충분히 볼수 있을 법한 아주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인물이었음. 차일주 내면에 무의식적으로 자리한 사람 분류하고 내려다보는 태도도 본인이 얼굴 잘나게 태어나서 재수없는게 아니라 이래저래한 영향을 받아서 형성된 인간불신이랑 겹쳐져서 발생한 거라 그리 밉지도 않고. 난 이런 캐릭터가 진짜 넘 좋더라. 그리고 역시 야해 공취향은 나랑 잘맞음. 주인수 아니면 절대 못받아줄법한 개차반 공 진짜 사랑하는데 (예를 들어 이의신이라던가, 이의신이라던가... feat 킵어스) 차일주 얘도 정이현 아니면 가질 사람이 없네. 둘이 행복한 사랑하세요.
차일주 얘기 좀더 하자면 얘가 사패냐 아니냐 가르기 전에 사이먼 없었으면 엇나가도 크게 엇나갔을 것 같음. 진짜 차유죄는 얼굴 잘생기게 태어난거랑 사이먼같은 가족 얻은게 인생 최대의 행운이 아닐까.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자기한테 안좋은 사람을 그냥 무시하거나 피하는게 아니라 굳이 부정적 영향을 끼치려는 거 보면 확실히 반사회적 기질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이게 부모에게 받은 부정적 영향을 표출하지 못했기에 나타난 반사작용이었고 그마저도 어느정도 해소된 본편 시점에서는 그런 쎄한 사패기질도 좀 누그러들지 않았을까 싶음. 물론 그전에도 자기가 그러는거 알아서 일부러 사람혐오하면서 피하는 경향이 있기도 했고... 그렇게 남 피해 안주려는 성향도 어찌보면 부모때문에 사패로 인생 망칠뻔 했는데 새로 만난 가족덕분에 표면적으로는 사회화가 아주 잘 되었다는 뜻이겠지. 사이먼 만만세. 니가 최고다. 승곤님캐 짱조아.
이외에도 정말 좋아서 뻐렁찬 순간들 많았는데 막상 다 듣고 나니 앞서 구구절절 토로한 허탈함과 피로감 등등 때문에 그때의 좋았던 감정이 온전하기 남아있지 않은게 너무 아쉬움. 끝까지 긍정적인 기분이 유지가 되었다면 막 뻐렁차서 이거 존좋 여기 존나 좋아 크으으으으 이러고 있을것 같은데... 진짜 너무너무 아쉽다. 그래도 다행인건 이작품 이후로도 계속 드씨를 듣긴 할 것 같음. 막편이 맘에 안차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스토리는 재밌었고 개쩔었던 12편이 기나긴 드태기를 확실히 박살내주긴 한듯. 3편도 나쁜게 아니라 마무리 이후 끝맺음이 너무 길어서 그렇지 차일주 백스토리나 극중극 등등 스토리에 방점을 찍는 역할은 확실히 했음. 끝맺음이 너무 길었을 뿐 본분에는 아주 충실했다.
+ 편집점 끊기는게 1편에서 심했다가 2편에서 조금 사라졌는데 3편에서 다시금 부활함. 초반에 몰아서 등장해서 더 그렇게 느끼나... 내 헤드셋 탓인가 싶어서 이어폰으로도 듣고 컴터로도 듣고 여기저기서 듣는데 다 느껴지는거 보니 내 장비 탓은 아닌거 같고... 아 진짜 편집점 고만 느끼고 싶다... 별거 아닌거 같아도 은근 몰입 와장창임...
++ 드씨 중복캐스팅 어지간하면 지적안하고 살았는데 필톡3편은 티가 좀 심하게 나는 편. 보통 드씨 들을 때 한 두명 정도만 와 진짜 다역 안되신다... 하고 말았었지 이 정도로 단체로 왜 이러지 싶은건 진짜 오랜만인듯. 승곤님 다역이 그나마 연령대랑 캐릭터 성격이 젤 다양했던것 같고 그거 빼면 캐릭터가 너무 다 똑같았음. 이게 성우님들이 캐릭터를 다양하게 못잡으신 건지, 아님 애초에 캐릭터 수에 비해 성우님 숫자가 적거나 아님 너무 비슷한 캐릭터를 다역으로 분배해서 나타난 문제인건지는 모르겠으. 아마 전부 다 원인이겠지만 그래도 첫째 이유가 젤 크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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